2018.09.18 09:25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가치있을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떠났습니다!


"아라자전거길"을 시작으로 "한강종주자전거길"까지 스탬프 잘 찍고 다니다가..


개인적인 일정이 생겨서 중간에 끊고 집으로 왔었는데


다시 해볼 기회가 생겨서 우선 "금강종주자전거길"을 이어서 해보려 계획을 세웠습니다 :)



집이 전주인 관계로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해봅니다.



약 09시30분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분명 아침을 따로 안 챙겨먹고 나올걸 알기에..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ㅎㅎ


야무지게 챙겨먹고 다시 마실마실 자전거를 타봅니다 :D



처음 자전거여행을 떠났을 땐 진짜 하루에 탈 수 있는 최대거리를 맞춰서 타다보니


몸에도 무리가ㅠㅠ 제일 크게 깨달았던건 잠 잘 곳을 미리 생각해놓지 않아서 늦게까지 숙소를 찾아 헤매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오히려 숙소를 먼저 생각하고 하루에 자전거 타는 거리는 여유있게 잡았습니다!


긴거리를 짧은 시간에 주파하는 것도 좋겠지만 


좋은 날 좋은 경치를 찬찬히 둘러보며 타는 자전거도 너무나 좋겠습니다.



여유있게 체크인해서 숙소 주변 볼거리 먹거리를 즐겨봅니다.




간단한 조식을 제공 받고 다시 출발!



군산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군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다시 전주로!


(군산-전주 간 노선은 거의 십분이십분마다 있어서 따로 시간표가 없습니다.)


저녁 되기 전에 집에 도착 :)


이렇게 1박2일로 여유있게 "금강종주자전거길"을 마무리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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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ftionist02
2018.07.27 09:35

토라짐은 우리의 가장 이른 유년기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아름답고도 위험한 이상, 즉 무언의 이해가 보장되어 있다는 이상에 경의를 표하는 행위다. 자궁에 있을 때 우리는 말로 설명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모든 필요가 충족되었다. 적절한 위안이 저절로 발생했다. 이 목가적인 상황은 처음 몇 해간 계속 됐다. 우리는 필요한 것을 일릴 필요가 없었다. 크고 친절한 사람들이 모든 것을 가늠해줬다. 우리의 눈물, 우리의 불분명함, 우리의 혼란을 꿰뚫어 보고, 우리가 아직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불편함의 이유들을 찾아냈다.

그래서인지 달변가조차 연애할 때 파트너가 자신을 정확히 읽어내지 못할라치면 본능에 따라 함구하는 쪽으로 기운다. 무언의 정확한 독심술이 파트너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진실한 징표로 느껴진다.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때만이 우리는 자신이 진정으로 이해받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중에서




자신에 관해 그 많았던 까다롭고도 진실한 것들을 알릴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라비는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의 사랑이 솔직함의 보상이 아니라 친절함의 보상이라고 이해한다. 성인이자 남편으로서 라비는 자신의 비규범적인 면들에서 기인한 어떤 것을 조리 있게 설명하는 방법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가 비밀스럽게 굴고 주저하는 것은 거만해서도 아니고 아내에게는 그가 내심 어떤 사람인지 알 권리가 없다고 생각해서도 아니다. 그보다는 증인의 존재로 인해 자기를 혐오하는 경향이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강화될지 모른다는 순전한 두려움 때문이다.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중에서




우리는 의식에서 거의 지워져버린 위기들이 오래전에 만들어놓은 대본에 따라 행동할 때가 너무나 많다. 지금은 기억에서 사라져 폐물이 된 논리에 따르고, 우리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밝히지 못할 의미를 좇는다. 우리는 우리가 진정 인새으이 어느 시기에 있고, 정확히 어떤 사람을 상대하고 있으며, 앞에 있는 사람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접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 곁에 두기에 약간 고달픈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중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성적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익혀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한두 가지 면에서 다소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쾌히 인정할 줄 아는 간헐적인 능력이다.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중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가르친다'는 개념은 건방지고 부적합하고 몹시 해로게 느껴진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도는 그녀가 변화하기 바란다는 말은 꺼낼 수 없다. 낭만주의는 이 점을 분명히 한다. 진실한 사랑은 파트너의 존재를 온전히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애롭고자 하는 이러한 근본적인 헌신이 있기에 사랑의 처음 몇 달은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갓 시작한 관계 안에서 우리의 취약성은 관대하게 다뤄진다. 수줍음, 서투름, 혼란은 빈정거림이나 불평을 낳기보다는(우리가 어렸을 때 그랬듯이) 애정을 불러일으키고, 우리의 까다로운 면들도 오로지 측은지심이란 필터를 통해 해석된다.

이런 순간들로부터 아름답지만 험난하고 무모하기까지 한 신념이 발생한다. 올바른 사랑은 나의 모든 면을 승인한다고 말이다.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중에서




누군가와 가까워질 때의 두려움과 불안정함은 과계가 시작될 때 한 번만 경험하고, 일단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공동 명의로 대출을 받고, 집을 구입하고, 자녀를 몇 낳고, 유언장에 서로의 이름을 넣는 등으로 명시적인 약속을 맺은 후에는 불안이 사그라질 거라고 상상할지 모른다.

그러나 간격을 극복하고 우리가 필요한 존재라는 보증을 획득하는 일은 단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그런 일은 틈이 생길 때마다-외박, 바쁜 기간, 야근-반드시 반복된다. 모든 막간에는 상대가 여전히 나를 원하는가라는 의문을 매번 새롭게 되살리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재보증이 대단히 필요하다는 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고 기분 좋게 인정할 만한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여러 해를 함께 보낸 후에도 욕구의 증거를 요구하려면 두려움이 가로막는다. 그런데 여기에 다른 끔찍한 문제가 덧붙는다. 이제는 그 어떤 불안도 합당하게 존재할 수 없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에 따라 재보증 같은 건 아예 생각지 않는 척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심지어 우리는 외도라는 배신 행위를 하기도 하는데, 기이하게도 이는 우리가 상대방을 필요로 하지 않는ㄴ 척하면서 체면을 지키려는 시도일 때가 너무나 많다. 우리가 정말 마음을 쓰는 사람에게 우리가 그를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은연중에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차마 드러내지 못하고 그 사람에게 무관심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확보하고 아무도 모르게 제시하는 고달픈 증거인 것이다.

한 번 더 승인해달라는 요구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 이 문제는 미숙하거나 약한 사람들에게만 내려지는 저주가 아니다. 불안은 별 탈 없음을 뜻하는 별난 징후일 수도 있다. 불안은 우리가 상대방을 당연시하지 않는다는 것, 일이 정말로 나쁘게 돌아갈 수 있음을 잘 알 정도로 우리가 여전히 현실적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신경을 쓸 만큼 충분히 애정을 쏟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중에서




결혼: 자신이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가하는 대단히 기이하고 궁극적으로 불친절한 행위.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중에서

Posted by pftionist02
2018.04.20 10:28

저자.


정희재


저자 정희재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티베트 인들의 삶과 지혜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당신의 행운을 빕니다(구 ‘티베트의 아이들’)』를 시작으로 『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

『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가 있다.


 이 가운데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와 『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는 

중국, 대만과 중화권에 번역, 출간됐다.

티베트 승려 팔덴 갸초의 자서전 『가둘 수 없는 영혼』을 우리말로 옮겼고, 

아이의 마음이 되는 순간을 사랑해 『나눌 수 있어 행복한 사람, 이태석』을 비롯해

 여러 권의 어린이 책과 그림책에도 글을 썼다. 

-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얼마나 지났을까. 새 장수가 다가왔다.

"새에게 당신의 걱정이나 고민을 다 말해요. 그런 다음 풀어 주면 새가 모두 가지고 날아갑니다."

- 정희재,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중에서




엄마와 통화할 때 늘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쌀 있냐?"

아직 있다고 답하면, 이어지는 두 번째 질문.

"김치는? 된장, 고추장은?"

"다 있어요."

"깨는? 참기름은? 양념 떨어지면 손님 온다는 말이 있느니라. 늘 미리미리 준비해 놓아야제."

냉장고 속을 들여다보듯 하나하나 잔량을 확인하고는 후렴처럼 덧붙이는 말씀도 정해져 있다.

"엄마, 아부지가 이런 거나 주지 뭘 해 주겠냐. 쌀 걱정은 말고 열심히 살거라."

나는 안다. 엄마가 표현하는 '이런 거나'의 무게를. 

과연 세상에서 밀려나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 불안한 청춘의 날을 통과하는 동안, 

왜 사회생활을 집벌이나 옷벌이라 하지 않고 밥벌이라고 부르는지 알게 된 터였다. 

밥벌이의 무게만큼이나 엄마의 상자들은 태산의 무게로 나를 이 지상에 붙들어 주었다. 

결코 넉넉한 살림살이어서 보내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때때로 상자를 받으면 아득한 현기증이 몰려왔다.

- 정희재,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중에서



일본의 수필가인 요시다 겐코가 말했다.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꽃잎보다 더 가볍다고 하는 사람의 마음을 믿고 

정을 나눈 세월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고. 

하지만 난 우리가 나눈 것들은 어느 것 하나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우리 곁에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이 되어 준다고.

- 정희재,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중에서



보르헤스가 '후회'라는 시에서 읊은 인생 결산은 너무나 통렬해서 읽을 때마다 마음이 서늘해지곤 한다.


나는 인간이 범한 수 있는

가장 나쁜 죄를 저질렀다. 나는

행복하지 못했다.

- 정희재,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중에서



상대를 향해 쏟아 내는 고백은 

어쩌면 평생을 걸쳐 자신이 가장 듣고 싶었던 바로 그 말일지도 모른다.

- 정희재,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중에서



어느 날 젊은이는 일찍 결혼해 부산에 살고 있는 친구의 얘기를 들었다. 

첫째 아이가 한장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친가에 데리고 가면 어른들이 물었단다.

"너희 집이 어디고?"

그러면 아이는 조막만 한 손으로 방바닥을 탕탕 두들기며 답했다.

"여기 아이가, 여기."

외가에 데려가면 또 회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물었다.

"너희 집이 어디고?"

아이는 또 방바닥을 치며 답했다.

"여기 아이가, 여기."

가는 곳마다 자신의 집처럼 여기는 그 마음이 어찌나 예쁘던지 아이는 양가에서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한다. 

그야말로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가는 곳마다 주인의 마음으로 살고 발 딛고 서 있는 모든 곳을 참 진리로 삼는 경지다.

- 정희재,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중에서




몇 해 전 세계적인 여행 정보 사이트인 론리 플래닛이 세계 최악의 도시 아홉 곳을 꼽은 적이 있었다. 

불명예스럽게도 서울이 3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선정 이유를 보자.


형편없이 반족적으로 뻗은 도로들과 소련식의 콘크리트 아파트 건물들이 있는 이 도시는 

심각한 황경오염 속에 마음도 없고 영혼도 없다. 

숨 막힐 정도로 특징이 없는 이곳이 사람들을 알코올 중독자로 몰아가고 있다.

- 정희재,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중에서


Posted by pftionist02